셔먼 영 - 책은 죽었다.
2009/09/04 22:13 폐인의책장
책은 죽었다.
저자 ㅣ 셔먼 영
눈과 마음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작가가 하고 싶던 이야기는, 그러니까 결국 물리적인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새로운 지식의 인터페이스를 받아들이자는 것이었다. 말인즉, 중요한 것은 '껍데기' 가 아니라, 보다 다양하고 알찬 컨텐츠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컨텐츠를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
'책은 죽었다'는 이 책은 일단 존재 자체가 모순이다. 책이 죽었다면-이미 죽었다고 한다면-책의 종말을 책으로 말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음악, 영화, 드라마 ···· 이들 분야는 이미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 변화에 맞춰 옷이든, 신발이든 철마다 바꿔 입는다. 중요한 것은 '접근성'이다. 사용자가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원하면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는가? 그래서 이 책은 자신의 동지에게 변화될 것을 요구한다. '책'이 인쇄물이라는 아날로그적 인터페이스에서 벗어나기를... 그리고 컨텐츠를 더욱 풍부하게 하여, 그 풍부한 컨텐츠를 원하는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노출시킬 방법을 꾀한다.
물론 모든 고집이-인쇄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고집-옳지 않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장인(匠人)에게 고집이 없다면, 그것은 접신없는 무당이나 마찬가지이다. 다만, 고집은 확신과 끈기, 그리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유없는 고집은 단순히 꼬장일 뿐이다. 인쇄책... 당연히 사라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즐기는 매개체가 LP에서 CD로 바뀌고, CD에서 MP3파일로 대세가 바뀐지 오래이지만, 까슬까슬한 종이의 촉감, 아련하고 향기롭기까지한 종이냄새, 활자의 느낌, 이 모든 것들이 디지털로 대체 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스턴트 라면이 맛있다고, 한식을 포기하는 사람은 없다.
이 책에서 그는, 책을 만드는 것이 에너지 낭비와 환경오염을 초래한다고 하지만, 모든것을 없애도, 책은 사라지지 않으리라고 본다.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는 바로 그것이 '책'이기 때문이다. 인쇄 책의 변화를 요구하는 이 책, '책은 죽었다' 또한, 그 타이틀이 무색하게 그 주제를 바로 '인쇄 책'이라는 '물건'안에 담았다는 사실이 그것을 방증한다. 물론 새로운 것을 아주 배척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아니 오히려 환영하고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도래하기 전에 우선 인쇄책들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고어 비달은 오늘날 진정한 독자는 없고 오로지 작가 지망생들만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소설을 쓰고 싶어하지만 정작 소설을 읽으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이 문장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많은 것을 반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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