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호 - 베스트셀러(2010)
2010/04/30 23:52 시네마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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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6 / 제주씨너스극장
**** 스포일러 작렬;;; 아직 안 보신 분은 읽지 마셔요~
**** 사실 영화 안 보신 분은 읽어도 뭔소린가??? 싶은 내용임 ㅠㅠ
**** 참고로 저 정화 언니 팬입니다. ㅠㅠㅠ (안티 절대 아님 ㅠㅠㅠㅠ)
베스트셀러 작가인 백희수(엄정화 분)는 한번의 실수(표절)로 남편도 잃고 명성도 잃고 그야말로 폐인이되어버리고만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혹은 고의성이 있든 없든 표절이라는 범죄)를 인정하려 들지않는다. 그런 희수에게 다시 기회를 준 것은 편집장. 그는 희수에게 시골에 내려가 한 저택에서 글을 쓸 것을 권한다. 그 저택은 예전에 어떤 선교사가 지어놓은 서양식 주택으로 그 선교사가 떠난 이후 빈집이 되어 그곳을 작가들에게 임대하는 것으로 마을주민들이 함께 관광사업으로 이용하고 있는 곳이다.
희수는 딸아이를 데리고 마지막 기회를 붙잡는 심정으로 그 저택에 기거하며 글을 쓰기로 한다. 하지만 컴퓨터 앞에 앉은 희수는 단 한글자도 써내려가지 못하고, 딸아이는 자꾸 있지도 않은 언니와 대화를 한다며 희수를 힘들게 한다. 하지만 희수는 딸아이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 이야기가 바로 자신이 써나갈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다시는 언니와 만나고 싶지 않다는 딸아이를 다그쳐가며 끝까지 그 이야기를 듣길 원하고, 그 과정에서 희수는 믿기힘든 신비한 체험을 겪게된다.
"당신들이 수진이를 죽인거야" / "다들 그렇게 살잖아. 그래서 안될거 있어?"
그렇게 <심연>이라는 소설을 발표하여 재기에 성공할 것처럼 보였던 희수는 또다시 '표절'의혹을 받는다. 여기서 하나의 반전이 공개되는데 그것은 바로 희수가 소설을 쓰기 위해 마을까지 데려간 딸 연희가 사실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연희에게 전해들은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소설을 써내려갔다는 것을 증명할수도 없고, 누구도 믿어주지않는다.
희수는 자신이 쓴 소설의 내용이 사실이며 절대로 표절이 아니라, "실재 있었던 일을" 글로 옮겨 썼을 뿐이란 것을 증명하기위해 또다시 그 마을로 내려간다. 그렇게 그 마을로 홀로 내려간 희수는 뜻밖의 진실을 알게되고 그로인해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지경까지 이른다.
희수가 써내려간 이야기들은, 실은, 모두가 잊고 있었던 이야기이자, 누구도 다시는 꺼내보려고도 하지 않았던 한 처녀의 죽음에 관한 사건이다. 그리고 그 사건이 이 세상에서 영원히 묻히길 바라는 한 노인이 있었다. 진실을 추궁하던 희수에게 노인은 섬뜩하리만치 나즈막한 어조로, '그 사건은 모두에게 잊혀진 일이며 다들 그렇게 사는데 그래서 안될거 있느냐'고 반문하고, 그 사건을 파헤치려던 희수를 '용서할 수 없다'고까지 말한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노인은 왜, 희수를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진실은 당연히 묻혀지는 것이며 모두들 그렇게 중요한 것들을 잊고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그것은 어쩌면 지독한 자기방어이자, 자기합리화이고 더 근본적으로 파고들면 '도덕의 부재'로서의 문제이다.
여기서 감독이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가 선명해진다. 그렇다. 바로 '도덕의 부재'가 문제다. 이야기를 다시 처음으로 돌려보자. 희수는 자신이 심사한 원고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작가로서의 명성도 잃고 가족도 잃게된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자신의 표절을 인정하지 않는다. 게다가 편집장은 희수에게 새로운 작품을 써야한다고 종용하면서 표절사건이라면 2년이나 지난 일이니 "다들 잊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 사람이 억울하게 죽게된 사연은 책의 판매를 위한 짧은 몇줄의 카피문구로 요약되고, 우연한 폭력은 잔인한 결과를 낳게 되지만 그것도 역시 잊혀지고 무뎌진 채, 산 사람들(가해자)의 지극히 평범한-그리고 평화롭기까지한-일상에 묻혀버리고만다. 지난날 친구들과 함께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갔던 기억을 추억이라고 말하고, 시체를 처리하는 일을 또 하나의 해결해야할 골칫거리로 치부하고, 끔찍했던 누군가의 죽음과 나(가해자)의 일상은 철저하게 분리된다.
빤히 보이는 스토리전개, 촌스러운 연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들
하지만 이러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다른 영화에서 봤던 것 같은 장면들이 겹쳐 보인다. 서양식 건물의 스산함과 그곳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에피소드들과 반전은 김지운 감독의 '장화홍련'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다코타 패닝이 주연했던 영화 '숨바꼭질'도 오버랩되긴 마찬가지이다. 살인을 저지른 네 남자가 차례차례 죽어가는 장면에서는 심지어 '전설의 고향'이 떠오르고, 수진(죽음을 당한 처녀)을 사랑했던 청년이 수진과 똑같은 식으로 죽게되는 장면에서는 차마 눈뜨고는 볼수가 없을, 그 촌스러움의 방점을 찍는다.
게다가 영화는 '도덕의 부재'를 이야기하면서 또 '의도치않은 과도한 폭력'이 불러오는 개인적인 타락을 이야기하고 있기도 한데 이 부분이 영화의 메세지를 애매하게 흐려놓는 것이 문제다. 수진을 죽음으로 몰고간 폭력에 가담했던, 또한 그녀를 짝사랑한 찬식은 희수에게 친구의 죽음도 수진의 죽음도 모두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그 대사는 다시 희수에게로 돌아온다. 찬식에게서 도망가려고 하다가 찬식을 죽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찬식의 아버지에게 말한다. "일부러 이런 거 아니예요.."
이렇게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영화의 메세지 또한 뒤죽박죽으로 섞이고, 결말은 그저 표절작가의 산뜻한 고백으로 서둘러 마무리되어질뿐이다. 이렇게 베스트셀러 작가의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정의는 구현되었다. 식의 결말은 실로 어이없기까지하다.
공포와 스릴러, 액션이 버무러진 먹기 좋은 떡이긴 하나, 우리가 늘 먹어왔던 그 떡과 다를 것이 없던, 아니 오히려 맛이 그저그런 떡을 먹는 듯한 기분이었다. (어쨌든 오리지널이라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영화였다는 이야기....)
...떡 이야기로 마무리 *-_-* 아... 시루떡 먹고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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