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현숙 - 자유로에서 길을 잃다.
2008/08/20 23:39 폐인의책장
자유로에서 길을 잃다.
짧은 단편으로 이어지는 이 소설은, 내가 지금 껏 읽어왔던 그 어떤 소설 보다 - 내가 그렇게 여러 종류의 책을 읽어온것은 아니지만- 건조했다. 말라비틀어진 문장들은 조그마한 충격에도 바스라질 것만 같았다. 소설의 내용도 정처없이 떠돌다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식이라서, 조금만 긴장을 늦추면 글을 읽는 리듬이 깨진다. 온통 우울하고 착찹하다. 읽다보면 읽는 사람마저 지치게 하는 소설이다. 그들은 그저 존재한다. 존재하기 때문에 슬프고, 암울했던 과거를 재생하고, 혼란스러워 하지만 굳이 누군가의 위로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세계에는 털끝만큼의 희망도 없다. 가족의 상냥함이나, 어린아이의 순수함같은 것은 처음부터 없었다. 불안정한 등장인물들 처럼 소설속의 이야기들도 완성되지 않은채 끝난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처음에는 하나의 이야기인것 처럼 느껴지다가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식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때 하나의 이야기로 봐도 무방할 것 같은 느낌이 들게한다.
나는 두렵다. 사람들에 의해 가볍게 사라져버릴 내 고통들이. 아마 그다음 고통은 사라져버린 고통에 대한 고통일 거다. 그래서 나는 굳게 입을 다문다. 내가 살아가는 힘은 분노와 증오이기 때문에….
185쪽 '그녀의 첫사랑'
'폐인의책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밑줄긋기 (0) | 2009/01/06 |
|---|---|
| 이외수 - 이외수의 생존법 하악하악 (0) | 2008/08/24 |
| 차현숙 - 자유로에서 길을 잃다. (0) | 2008/08/20 |
| 에단 호크 - 웬즈데이 (wednesday) (2) | 2008/08/09 |
| 장진 - 장진 희곡집 (2) | 2008/07/27 |
| [펌글] 좌충우돌 독서가 이다혜의 책 정리법 (2) | 2008/07/15 |

RSS FEED